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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5-18 12: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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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은 미·소 냉전이 막을 내리면서 우리에게는 철의 장막이었던 소련의 수도가 문을 활짝 연 역사적인 해다.

 

나는 후배의 도움으로 기회를 얻게 되어 모스크바에 진출할 수 있었다.

1991년 어느 날 먹구름이 두껍게 낀 어둠침침한 모스크바 시내 상공을 조용히 비행하고 있었고, 입국하기 위해서 모스크바 공항 출입국 관리소 앞에 줄을 섰을 때의 감정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벅차게 다가온다.

 

그런데 내가 본 소련의 첫인상은 무척 초라한 모습이었다.

세계 초강국이던 모스크바 공항의 옹색한 규모, 초라한 모스크바 공항의 모습 그리고 개가 여객기에서 내린 화물 컨베이어 위를 태연하게 넘어 다녀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 공항 모습에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당시 러시아는 여전히 소련이었다. 초강국 소련의 모습이 전혀 생각지 않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 후 소련은 러시아로 국호를 바꾸면서 겪는 혼란과 새로운 경제체재 속에서 러시아인들이 치열하게 몸으로 부딪치면서 생활하는 곳으로 차츰차츰 변하여 갔다.

 

처음 접한 소련은 놀라움도 주었으나, 나에게 당혹감이라는 스트레스를 주어서 한참 지난 후에 탈모를 겪게 한 원인을 제공한 나라이기도 했다.

 

첫 스트레스는 공항 관리인을 통해서 받은 당혹감이었다.

두 번째 스트레스는 일찍이 나와 있어야 할 사람이 1시간이 훨씬 지나서 나타나 받은 당혹감이었다. 이런 당혹감을 준 모스크바 공항에 비하면 모스크바 시내는 스탈린 시대 때 지어진 건물들의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멋과 시내 곳곳에 넓게 자리 잡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색 바랜 겉모습에서 조용함을 느꼈다.

 

모스크바 시내는 넓은 폭을 자랑하는 도로에 비해 몇 안 되는 자동차로 인해 비교적 소음이 적은 도로였다고 기억된다.

 

도로 곳곳에는 서로 다른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메트로(지하철) 입구의 모습, 지하 깊숙이 있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의 위용(100m이상 내려감), 지하철 내부는 사회주의의 우수성을 대리석으로 모자이크한 웅장한 인테리어가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에 내리면 출구로 나가는 양쪽 끝에 승객들이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 표지판이 단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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