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medchoi@naver.com
정부, 20~34세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하반기 추진… 7월 국민 토론회 거쳐 최종 결정
복지부 장관 "재정 소요 실무 검토 완료… 공론화 거쳐 추진 방향 결정"

사진: 복지부가 탈모약 건보적용을 검토하고 있다(AI로 생성된 이미지)
정부가 그동안 비급여로 분류해 온 탈모 치료제를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올해 하반기 중 본격 추진한다. 적용 대상은 20~34세 청년층을 우선으로 검토 중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현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 하반기 대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탈모를 건강보험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고 어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할지 실무적인 검토를 거쳤다"며 "앞으로 국민 토론회 등 사회적 의견을 들어 추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와 이번 논의의 차이
현재 건강보험은 원형 탈모 등 의학적 원인이 명확한 일부 탈모 질환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이 혜택을 받은 인원은 약 24만 명에 그쳤다. 미용 목적으로 분류돼 온 안드로겐성(M자형·남성형) 탈모에 처방되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계열 약품은 그동안 환자가 약값 전액을 부담해야 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이 같은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제를 건보 급여 항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급여 전환이 이뤄지면 환자의 약값 부담은 현재보다 크게 줄어든다. 복지부는 탈모 문제를 청년층이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점을 고려해 1차 적용 대상을 20~34세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 경위
이번 정책 추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으며,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검토를 재차 지시했다. 이번 복지부 장관의 공식 발표는 그 지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탈모는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취업·연애 등 삶의 질에 직결된 생존의 문제"라며 건보 적용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탈모가 우울감, 대인기피, 자존감 저하 등 청년 건강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탈모약 급여 확대에 대한 내부 검토에 착수, 의학적 타당성과 재정 소요 규모를 분석해 왔다.
공론화 절차 및 향후 일정
정부는 최종 결정에 앞서 사회적 합의를 먼저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사회적으로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국민이 직접 정책 토론에 참여하는 '모두의 토론회'의 첫 번째 의제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선정했다. 토론회는 오는 7월 4일 서울에서 열리며, 국민참여단 200명이 전문가 발표와 찬반 토론, 소규모 토의를 거쳐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부 온라인 플랫폼 '소통24'를 통한 국민 온라인 의견 수렴도 병행한다.
한편 건강보험공단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급여화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전문가 발표와 소그룹 토론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 수용성이 높은 방안을 마련해 하반기 중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재정 부담 논란도 만만치 않아
탈모약 급여화를 둘러싼 재정 논란도 적지 않다.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건강보험 재정이 2026년 당기수지 적자로 전환되고, 2030~2031년에는 적립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고가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조차 비용 대비 효과성 문제로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기 복용이 전제되는 탈모 치료제를 급여 대상으로 우선 포함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일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복지부는 급여 적용 시 처방 횟수나 총액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건보 급여 전환까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용효과성 검토와 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어, 적용 시기는 공론화 결과와 행정 일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 이 기사는 2026년 6월 14~15일 보도된 복지부 발표 및 관련 언론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