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medchoi@naver.com
레이저 제모, 모발을 자라게 하다… 모낭 생물학의 새로운 열쇠로 주목
고우석 원장, KHRS 학술대회서 "LHR 반응이 줄기세포·모발주기 연구에 독보적 통찰 제공" 발표

사진: 내용 이해를 돕기위한 AI 이미지
레이저 제모(Laser Hair Removal, LHR)가 단순히 모낭을 파괴하는 시술을 넘어, 모발 생물학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 연구 도구로 재평가받고 있다. 서울 닥터코제이엠오피부과 고우석 원장이 최근 열린 대한모발학회(KHRS) 학술대회 'Energy-based devices and photobiomodulation' 세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레이저 제모의 작용 원리 — 선택적 광열분해
고 원장에 따르면 LHR의 핵심 작용 원리는 선택적 광열분해(Selective Photothermolysis)다. 레이저 에너지가 멜라닌에 흡수되면서 모낭 구조에 열 손상을 일으키는 방식인데, 영향을 받는 구조물은 모기질(hair matrix), 진피유두(dermal papilla), 모발 줄기세포, 그리고 모낭 주변 혈관계까지 포함된다.
흥미로운 점은 레이저 제모가 반드시 모낭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완전 소멸보다 모낭이 점진적으로 소형화(miniaturization)되면서 가늘고 옅은 모발로 변하는 사례가 더 많다. 고 원장은 이를 "모낭 억제(suppression)와 파괴(destruction) 사이의 스펙트럼"으로 설명했다.
역설적 현상 — 레이저가 오히려 모발을 자라게 한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역설적 다모증(Paradoxical Hypertrichosis) 현상이다.
치료 에너지가 불충분하거나 고르게 전달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모발이 자극돼 더 굵고 많이 자라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 현상은 단일 레이저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레이저·광 장비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 원장은 이에 대해 "불충분한 열 자극이 모낭 줄기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염증 매개체를 통해 국소 미세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낮은 강도의 자극이 생물학적 활성을 오히려 촉진하는 호르메시스(Hormesis) 반응과 유사한 기전이라는 해석이다.
저출력 레이저(LLLT)와의 연결고리
고 원장은 저출력 레이저 치료(Low-Level Laser Therapy, LLLT) 관련 연구와 실험 모델을 인용하며, 특정 파장과 에너지 밀도 범위에서 레이저가 휴지기 모발을 성장기(anagen)로 전환시키고 모발 직경을 굵게 만드는 효과가 있음을 제시했다.
이는 광 기반 장비가 에너지 용량과 조직 반응에 따라 모발 억제와 모발 촉진이라는 정반대의 효과를 모두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LHR 결과는 단순히 레이저 장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 원장은 치료 결과에 영향을 주는 임상 변수로 다음을 제시했다.
- 장비 관련 — 파장, 에너지 밀도(fluence), 펄스 지속시간, 스팟 사이즈, 냉각 방식
- 환자 관련 — 피부 타입, 호르몬 상태, 모발의 특성
연구의 의미 — 탈모 치료 전략에도 시사점
이번 발표의 핵심 메시지는 LHR을 단순한 제모 도구가 아닌, 모낭 생물학을 연구하는 기능적 탐침(functional probe)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원장은 "이 같은 복합적인 반응들을 이해하는 것은 레이저 제모의 치료 전략을 최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탈모 감소와 모발 재생 모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 개발에 귀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 프로필
고우석(Wooseok Koh) 원장은 1987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피부과 전문의 수련을 마쳤다. 이후 인제대학교 피부과 교수를 역임하고, 미국 하버드 의대 Wellman 광의학센터 및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광의학과에서 펠로우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서울 닥터코제이엠오피부과 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대한피부과학회·대한레이저의학회·줄기세포재생학회 등 다수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대한모발학회(KHRS) 학술대회 발표 초록 및 발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