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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은 플랫폼을 떠나도 탈모인의 약값 알 권리는 남아야 한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탈퇴 움직임 확산…약국 종속 우려와 환자의 가격 선택권은 구분해야 2026-09-03
최영훈 medchoi@naver.com



약국은 플랫폼을 떠나도 탈모인의 약값 알 권리는 남아야 한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탈퇴 움직임 확산…약국 종속 우려와 환자의 가격 선택권은 구분해야

탈모인뉴스, 공공 비대면진료 지원도구 구축을 정부에 제안



최근 민간 비대면진료 플랫폼과 제휴했던 일부 약국이 탈퇴를 검토하거나 실제 탈퇴에 나서는 움직임이 약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의약전문매체 데일리팜은 정부의 비대면진료 약 배송 확대 논의 이후 일부 약사 커뮤니티에서 플랫폼 탈퇴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모약과 비만치료제 등 비급여 의약품의 최저가 표시와 가격순 노출이 약국 간 경쟁을 부추기고 약국을 플랫폼에 종속시킬 수 있다는 것이 약사들이 내세우는 이유다.

플랫폼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특정 도매업체 이용을 압박하고, 거래 여부에 따라 약국 노출 순위를 차별한다면 당연히 바로잡아야 한다. 약국이 민간 플랫폼과 제휴할 것인지도 각 약국이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약국의 플랫폼 종속 문제와 환자의 약값 비교 권리는 구분해야 한다.

특히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와 같은 탈모약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다. 같은 성분과 용량의 의약품도 병원과 약국, 제약회사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탈모약은 한두 번 복용하고 끝나는 약도 아니다.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해서 복용하는 사람이 많아 한 정당 수십 원의 차이도 1년, 2년이 지나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탈모인이 병원 진료비와 약값을 미리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의료기관과 약국을 선택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가격 경쟁을 새로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약국마다 존재하던 가격 차이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준 것이다. 이전에는 환자가 여러 약국에 직접 전화하거나 처방전을 들고 방문해야 약값을 알 수 있었다. 플랫폼을 통해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되자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차이가 드러난 것이다.

약사법 시행규칙은 약국이 다른 약국과 판매 의약품의 가격을 비교해 광고하는 행위를 제한한다. 그러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대면진료 앱에서 전문의약품의 상품명과 가격만 단순히 안내하고 효능·효과를 홍보하지 않는 경우 불법적인 전문의약품 광고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았다.

가격 공개 자체가 불법이거나 불공정한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플랫폼이 광고비를 낸 약국을 최저가 약국처럼 표시하거나, 사실과 다른 가격을 노출하고, 약국에 가격 인하를 강요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에는 노출 기준과 거래 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 부당한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

하지만 그 해결책이 약값을 다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약국들이 민간 플랫폼에서 탈퇴하더라도 비대면진료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어디에서 조제할 수 있는지, 실제 부담해야 할 약값은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남아 있어야 한다. 민간 플랫폼이 문제가 된다면 공공 전자처방전 전달체계나 공공 약국 안내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정확한 비급여 약값과 조제 가능 여부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약국의 경영권과 전문성은 보호돼야 한다. 동시에 환자가 같은 성분의 약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권리도 보호돼야 한다. 둘 중 하나를 지키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

약국은 플랫폼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탈모인의 약값 알 권리와 선택권까지 함께 사라져서는 안 된다.


탈모인뉴스는 지난 8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기존에 다니던 병원의 비대면 재진 예약과 진료비 결제, 전자처방전 발급·전달 기능만 제공하는 공공 비대면진료 지원도구 구축을 정부에 제안했다. 의료기관이 발급한 전자처방전을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직접 보낼 수 있도록 해 민간 플랫폼에 대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종속을 줄이자는 취지다.

민간 플랫폼의 영향력이 문제라면 공공 전달체계를 구축하면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환자가 비급여 의약품의 가격을 확인하고 약국을 선택할 권리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 공공 플랫폼은 특정 약국을 추천하거나 우선 노출하지 않더라도, 환자가 선택한 약국의 조제 가능 여부와 실제 부담할 약값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정보체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최영훈 편집장(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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