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medchoi@naver.com
‘골프여제’ 박인비(3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을 앞두고 비보를 접했다.
박인비는 지난 26일(한국시각)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인비는 “지난주에 한국에 들어갔는데 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해서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며 “할아버지와 작별하는 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중 가장 슬픈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출전과 관련해 박인비는 “아마 할아버지는 내가 이번 대회에 나가기를 바라셨을 것”이라며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시도록 이번 대회를 잘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박인비의 할아버지 박병준 옹은 4년 전 뇌경색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작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에게 할아버지의 존재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를 골프계로 이끈 것도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된 박인비는 “나와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3대가 함께 골프를 치는 게 할아버지의 소원이었다. 10살쯤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나를 골프의 세계로 이끌어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인비는 “할아버지는 수준 높은 골퍼였고, 나와 함께 골프치는 것을 좋아하셨다”며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그러면서 박인비는 “할아버지가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본 대회가 내가 우승한 2017년 HSBC 싱가포르 대회였다. 할아버지께 기억할 만한 좋은 추억을 남겨드렸다”며 할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대회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인비에게 이번 매치플레이에서 1번 시드의 고진영에 이어 2번 시드를 받았다. 박인비는 가비 로페스, 셀린 부티에, 제니퍼 장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베팅업체들의 우승 배당률에서 박인비는 10-1로 김효주와 김세영, 고진영(12-1)을 제치고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박인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인비는 “매치플레이가 자신과 경쟁자에 대한 진정한 시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형식을 자주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훨씬 더 재미있고, 라스베이거스에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LPGA 투어에서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가 열리는 것은 2017년 5월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