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medchoi@naver.com
이준석. 사진=한국오픈 대회조직위
호주 교포 이준석(33)이 국내 남자골프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준석은 27일 충청남도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 7326야드)에서 열린 한국오픈(총상금 13억 원) 최종 4라운드서 버디와 보기 4개씩 기록,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이준석은 2위 박은신(7언더파 277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이준석의 이번 우승은 KPGA 투어 생애 첫 승이다. 1라운드부터 공동선두로 나섰던 이준석은 결과적으로 4라운드 내내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승자가 됐다.
지난 2009년부터 코리안 투어에서 활동하던 이준석은 데뷔 후 98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4억 원을 받은 이준석은 시즌 상금랭킹 2위(4억 5586만 원)로 올라섰다.
최종 라운드는 이준석을 비롯해 박은신(31), 김주형(19)까지 3파전으로 펼쳐졌다. 박은신, 김주형의 추격이 매서웠고, 이준석은 한때 3위까지 내려갔다.
이준석은 16번 홀(파3) 보기로 두 홀을 남겨놓고 박은신에게 2타 차까지 밀린 것. 하지만 막판 두 홀에서 반전이 펼쳐졌다. 17번 홀(파4)에서 약 10m 나 되는 긴 거리 버디 퍼트로 박은신, 김주형과 동률을 이뤘고, 18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인 후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두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주니어 시절 촉망받는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했던 이준석은 체벌 등을 이유로 쇼트트랙을 그만두고 골프로 전향했다. 15살 무렵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나 아마추어 호주 국가대표팀에서 활동했다. 그때 팀 동료가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다.
2008년에 국내로 들어온 이준석은 Q스쿨 수석 합격으로 2009년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 직후 찾아 온 드라이버샷 입스로 인해 코리안 투어 시드를 잃고 만다. 다시 호주로 돌아간 이준석은 이후 호주 투어와 아시안 투어, 원아시아 투어에서 활동했다.
2011년 큐스쿨을 통해 2012년 코리안 투어에 재입성한 이준석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국내 무대에서 활약했다.
우승 후 이준석은 “그동안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면서 고민과 절망을 많이 했었다. 이번 우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한 결과다. 17번 홀 버디로 우승 기운이 내게 넘어온 걸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홀 버디는 들어간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투어 11년차로 113경기만에 생애 첫승 기회를 잡았던 박은신은 17번 홀에서 티샷 미스로 통한의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우승 문턱서 좌절했다.
이번 대회서 우승했더라면 KPGA 코리안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상금 8억 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김주형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티샷이 OB가 나는 바람에 2타차 3위(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