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medchoi@naver.com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한국 여자골프가 위기를 맞았다.
도쿄올림픽에 미국과 함께 유일하게 4명의 선수가 출전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이뿐만 아니다. 매년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냈던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올해는 우승이 없다.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대회에서 무관에 그친 것은 지난 2010년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지난 2019년 한국 선수가 11승을 합작한 것이 비해 올해는 3월에 열린 KIA 클래식 박인비(33),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 김효주(26), 7월 VOA 클래식 고진영(26) 등 3승에 그쳤다.
그래서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 오픈(총상금 450만 달러)이 마지막 기회다. 특히 올해 AIG 여자 오픈은 최대 상금 규모로 펼쳐진다.
AIG 여자오픈을 주관하는 R&A는 18일(현지시간) “올해 대회 총상금이 기존 450만 달러에서 130만 달러가 늘어난 580만 달러(한화 약 68억 원)로 책정됐다. 우승 상금은 87만 달러(한화 약 10억 2000만 원)”라고 밝혔다.
이는 총상금 550만 달러의 US여자 오픈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에게 좋은 기억이 많다. 2019년까지 브리티시 여자 오픈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총 6차례다.
특히 한국에선 ‘골프여제’ 계보를 잇고 있는 박세리를 비롯해 신지애, 박인비가 모두 1차례 이상 우승한 대회다.
먼저 박세리가 2001년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당시 카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에 4타 뒤진 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박세리는 이글 1개, 버디 4개로 6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이어 2005년에 장정이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해 메이저 퀸이 됐다. 신지애는 한국 선수 중 브리티시 여자 오픈 인연이 가장 깊은 골퍼다. 2008년 대회에서 청야니(대만)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한 신지애는 4년 뒤 박인비를 무려 9타 차로 제치고 이 대회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신지애에게 크게 밀려 준우승했던 박인비는 3년 뒤 이 대회를 통해 역사를 썼다. 이 대회 우승으로 박인비는 4개 메이저대회를 휩쓰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 기록이었다.
한편, AIG 여자 오픈은 19일부터 나흘 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파72, 6850야드)에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 박인비를 비롯해 김세영, 박성현, 이정은6 등이 우승에 도전한다.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