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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아들에게 캐디백 맡긴 류현우, “약속 지키기 위해” 2022-06-16
이종근 medchoi@naver.com

사진=KPGA

최근 한국프로꼴프(KPGA) 코리안 투어에서는 ‘아내 캐디’ 열풍이 불었다.

 

지난 5월 29일 끝난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투어 15년 차’ 양지호(33)는 아내 김유정(29) 씨가 캐디를 맡아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김유정 씨는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하겠다는 양지호를 만류했다. 안전하게 아이언으로 끊어가자고 설득했다. 양지호가 들고 있던 우드를 뺏고 아이언을 건넨 장면은 대회 종료 후 큰 화제가 됐다.

 

최호성(49), 허인회(35), 이형준(30)도 오랜 시간 동안 아내와 함께 필드를 누비고 있다. 이들은 “아내가 캐디를 해주면 마음이 편하고 든든하다”며 아내 캐디 예찬론자들이다.

 

아버지가 캐디를 하는 경우도 그동안 많았다. 2022~2023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김성현(24)을 비롯해 2020년 ‘제네시스 대상’ 김태훈(37), ‘조선의 거포’ 장승보(26)는 한 때 아버지와 호흡을 맞췄다.

 

그런데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강원 춘천 소재 남춘천CC 빅토리, 챌린지 코스에서 진행되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아들 캐디’가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류현우(41)와 아들 류다승(13) 군이다.

 

류현우는 “(류)다승이가 올해로 초등학교 6학년이다. 어렸을 때부터 캐디를 하고 싶다고 졸랐다. 6학년이 되면 캐디 시켜 준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6학년이 됐다. 시간이 훌쩍 지났다”고 웃은 뒤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다승이와 함께 이번 대회에 나선다”고 밝혔다.

 

류현우는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2009년 ‘제25회 신한동해 오픈’, 2013년 ‘제32회 GS칼텍스 매경 오픈’과 2012년 일본투어 ‘코카콜라 토카이 클래식’, 2017년 일본 투어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뒀다.

 

류현우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일본 투어 소속 선수로 참가한다. 현재 국내 투어의 시드를 갖고 있지 않다. 2020년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KPGA 코리안 투어 출전이다.

 

류현우의 아내는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 아직 어린 나이라 나흘 동안 캐디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남편은 본인이 많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안심해도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류현우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아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류다승 군의 태명은 ‘다승이’였다. 류현우는 더 많은 우승을 위해 태명을 다승이로 지었는데 진짜 이름이 됐다. 다승이가 태어나고 난 뒤 류현우는 3승 더 추가했다.

 

류현우는 “다승이가 아직 골프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다. 내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거나 전지훈련지에 가족과 같이 갔을 때 라운드 몇 번 한 것이 전부”라며 “골프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라며 웃었다.

 

류현우는 2002년 KPGA 투어프로(정회원)에 입회했다. 한동안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아마추어 대상으로 레슨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군 복무를 하면서 투어 선수의 꿈을 다시 키웠다. 

 

우여곡절 끝에 2008년 투어에 데뷔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했다.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PGA 대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결코 쉬운 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류현우의 아내는 “남편은 골프 선수로 자리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에 다승이가 같은 길을 가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며 “몇 일 전에는 ‘다승이가 이번에 캐디를 하게 되면 골프 선수의 힘듦을 눈앞에서 볼 텐데 그 이후에도 골프 선수가 되고 싶다면 그때는 말리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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