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medchoi@naver.com
함정우-강예린 부부. 사진=SIG
함정우(28), 강예린(28) 부부가 프로대회 첫 부부 동반 우승 도전에 나섰다.
올 3월에 결혼한 국내 유일의 현역 투어 프로 커플인 함정우-강예린 부부는 같은 날 나란히 남녀 프로대회에 출전해 선전을 펼쳤다.
함정우는 16일 강원도 춘천시 남춘천C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아내 강예린은 같은 날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DB그룹 한국여자 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6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선두와는 1타 차이다.
나란히 국가대표 출신인 둘은 6년 열애 끝에 올 3월 19일에 결혼했다. 2018년에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함정우는 그해에 신인상을 수상했고, 통산 2승을 거두고 있다.
반면 아내 강예린은 2013년에 투어에 데뷔했으나 아직 생애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투어 활동을 하기 때문에 시즌에 돌입하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날이 많지 않다.
1라운드를 마친 뒤 함정우는 “경기장도 다르고 서로 엇갈려서 많이 못 본다”며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일요일과 대회장으로 떠나기 전인 월요일이 둘이 함께 하는 날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뛰는 투어와 경기 스타일 등이 다르다 보니 아내와 디테일한 얘기는 서로 하지 않는 편이다. 대신 ‘돈 많이 벌어오자’, ‘퍼트 잘하자’라고만 한다”며 웃었다.
강예린도 “주말 부부를 하면 돈을 못버니 일요일에만 만나자고 했다. 주말에 돈 못 벌면 돈이 없어 밥도 못먹고 그러니...”라고 웃어 보였다.
남편이 단독 선두로 라운드를 마친 것에 대해 “요즘 잘 안되서 지난번 엄청 짜증내서 혼냈다. 그랬더니 원래 생각이 없는 편인데 생각을 많이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그는 “생각이 많아서 잘 안되는 것 같아 옛날처럼 생각없이 했으면 좋겠다. 스폰서 대회라 많은 부담을 갖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면서 “내일도 아프지 말고 굿샷했으면 좋겠다. 오늘 나는 오후 티업이라 그린이 안좋았으나 괜찮았다. 내일이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국내 남여 투어에서 활동했던 부부는 그동안 다수 있었다. 하지만 부부가 같은 날 동시에 우승한 기록은 없다. 만약 함정우-강예린 부부가 마지막 날 정상에 서게 된다면 한국 골프 역사상 최초의 부부 동반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