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medchoi@naver.com
김민규. 사진=한국오픈조직위
김민규(21)가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3억 5000만 원)에서 연장 승부 끝에 생애 첫 승의 감격을 안았다.
김민규는 26일 충청남도 아산시 우정힐스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김민규는 조민규(34)와 동타를 이룬 후 연장 승부를 펼쳤다. 16, 17, 18번 홀 합산으로 진행된 연장전에서 김민규는 18번 홀(파5) 2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4억5000만 원을 거머쥔 김민규는 이번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조민규와 함께 제150회 디 오픈 출전권까지 거머쥐었다.
2001년생 김민규는 2015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기대주로 주목받은 선수다. 일찌감치 유럽으로 향해 17세이던 2018년에는 유럽 2부 투어 최연소(17세64일) 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20년 KPGA 투어에 등장한 김민규는 10대의 나이로 군산CC오픈과 KPGA 오픈에서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해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당시 시즌 상금 22위에 올라 시드를 확보한 그는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지난해 상금 25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에도 앞서 출전한 8개 대회에서 4차례나 ‘톱10’에 입상한 그는 통산 37번째 출전 만에 마침내 첫 우승을 국내 최고 권위 대회에서 수확했다.
기대주에서 강자로 거듭난 김민규는 4억5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랭킹 5위에서 1위(7억 2475만 원)로 올라섰다.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7위로 출발한 김민규는 17번 홀(파4)까지 3타를 줄여 이형준(30)과 공동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18번 홀(파5)에서 티샷과 두 번째 샷에서 연속으로 실수를 한 탓에 보기를 적어냈다.
김민규가 합계 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쳐 이형준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이형준이 18번 홀에서 티샷 OB(아웃오브바운즈)를 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형준이 2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가운데 이날 2타를 잃고 있던 3라운드 공동 선두 조민규가 16번 홀(파3)에서 중거리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민규 대결’ 연장 승부가 성사됐다.
김민규는 16~18번 홀 타수 합산으로 승자를 가린 연장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민규와 조민규는 16번 홀을 파로 비겼고, 17번 홀에서는 김민규가 보기를 범해 조민규가 1타를 앞섰다. 18번 홀에서는 조민규의 티샷이 왼쪽, 김민규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치우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민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로 보냈고, 조민규가 3타째 친 볼은 그린 가장자리 러프에 놓였다. 김민규는 왼발이 낮은 까다로운 위치에서 부드럽게 띄우는 플롭 샷으로 홀 2m 가량에 올려 갤러리의 갈채를 받았다.
네 번째 샷을 짧게 친 조민규가 약 5m 정도 파 퍼트를 놓친 반면 김민규는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1타 차 역전승을 연출했다.
김민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 골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거리도 늘리고 퍼트 실력도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형준이 저린 토드(미국)와 함께 3언더파 281타, 공동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준석(호주)은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며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부풀렸으나 2언더파 282타, 단독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