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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검사로 탈모의 조기 진단은 가능한가? -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달 속에 탈모의 원인에 대한 유전적 접근도 더욱 활… - 안드로겐성 탈모에 대해서는 유전체학적 접근이 꽤 많이 이루어져 있어 - 후성 유전학이란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없이 나타나는 유전자 기능의 변화가…
  • 기사등록 2023-01-09 08: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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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검사로 탈모의 조기 진단은 가능한가?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단국대학교 기초 및 임상 모발 연구소

교수 박병철

 


Disclosure

본 연제는 필자가 2019년 8월 피부과 의사회 학회지(80호)에 ‘모발 유전자 검사 최신트렌드’ 칼럼 투고한 내용의 많은 부분을 인용하고 있음을 알려 드리며, 일부 내용만 개정하였습니다. 

 

서론

가까운 미래는 피 한 방울로 인간의 모든 유전자를 분석하여 한 개인의 질환 발병 가능성, 사망률 등을 예측할 수 있을까?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미래에 대한 상황을 미리 알고 싶고, 그것을 알면 작게는 내 자신부터, 크게는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런 세상은 올 수 있을까? 지난 2018년에는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피 한 방울로 다양한 암의 발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소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1.

 미국에서는 23앤미(23andme) 라는 유전체 분석 회사가 일반 개인을 위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실시하고, 많은 질환, 건강 관련 요소에 대해서 유전자 검사 분석 결과를 개인에게 제공하고 있고, 이러한 빅 데이터는 IT 회사인 구글, 페이스북 혹은 애플 등의 헬스 케어 프로그램과 연결되어 개인 맞춤형 건강 상담도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달 속에 탈모의 원인에 대한 유전적 접근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안드로겐성 탈모와 관련 유전자와의 관계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들로 조금씩 나오게 되었다. 

 





본론

1)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의 의미와 한계

 한국에서도 다수의 유전체 회사들이 다양한 연구, 유전체 분석 상품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한 가지가, 소비자의 직접 검사, 영어로는 Direct to Consumer 라고 하는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이다. Direct To Consumer (DTC; 소비자 직접 의뢰) 란 유전자 검사에 있어서 병, 의원의 처방 없이 소비자가 유전체 회사 등으로부터 직접 유전체 분석 키트를 받아서 구강 내 상피 세포 등을 채취한 후 택배 등으로 유전체 회사에서 검체를 보내면, 유전체 회사에서 DNA를 추출 한 후 직접 유전자를 분석하하고 그 결과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에라도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유전자 검사를 검색어로 하면, 유전체 분석 서비스 상품이 아주 많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DTC 서비스에서는 사람의 유전자는 개인의 고유 정보이기 때문에 전 유전자를 모두 분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정부에서 DTC 로 허가 및 공개된 유전자만을 갖고 분석을 할 수 있다. 

마치 의약품에서도 일반인이 편의점, 약국에서 쉽게 바로 구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의사의 처방에 의한 전문의약품이 구별되듯이 현재 DTC 에 의해 일반인에게 직접 유전자 분석을 제공하는 서비스 항목도 전문적 질환보다는 일반 건강 관련 항목들이 주로 제공되고 있다. 

2016년 보건복지부는 특정 건강상태, 질환에 대하여 DTC 유전자 서비스를 허용하였으며, 최초 11개 항목의 45개 유전자가 허용되었다. 피부과 영역에서는 탈모, 색소 침착, 모발 굵기, 피부 노화, 피부 탄력 등에 대하여 직접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항목이다(그림 1). 이후 2020년에는 이를 확대하여 허가를 받은 4개 유전체 기관에 56개의 항목에서 유전자 DTC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복지부에서 고시 하였다2 (그림 2). 그런데 탈모 영역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개된 유전자는 탈모 관련해서는 chr20p11(rs1160312, rs2180439), IL2RA, HLA-DQB1 4개와 모발 굵기 관련하여 EDAR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 유전자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면 chromosome 20p 11 에 위치한 유전자 2개는 많은 연구에서 안드로겐성 탈모에서 유의하게 변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IL2AR, HLA-DQB1 은 원형 탈모와 연관이 있다. 그리고 모발 굵기로 알려진 EDAR 유전자는 조기 안드로겐성 탈모와 연관이 있다. 이렇게 본다면 현재 DTC 로 알려진 유전자 중에 안드로겐성 탈모와 연관 있는 것은 크게 3개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3가지 유전자 변이의 조합만으로는 사실상 안드로겐성 탈모를 온전하게 진단하거나 예측하기에는 그 민감성이나 특이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재 탈모를 위한 DTC 유전자 검사는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으며, 그 적용에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또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 관련 항목은 DTC 유전자검사로 허용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 46조에서는 유전정보에 의한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이의 입사 등의 다양한 사회적 환경에서 이를 악용을 하면 안 된다. 

결과 해석에서도 유전자 검사를 하면 탈모 혹은 노화 등의 특정 질환의 위험성이 몇 배 높다라고 표시되기도 하는데, 이는 많은 대상자를 연구하여 분석한 통계적인 수치일 뿐이며, 여러 위험 요인 중에 유전적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일 뿐, 각 개인에게 적용할 구체적 위험은 유전적 요인 외에 다양한 것을 고려해야 하므로, 유전적 검사의 결과가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적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2) 유전자 기반 조기 탈모 진단을 위한 최신 연구

 

2010년 이후로 그 전에 이루어진 개별 연구에서 안드로겐성 탈모와 연관이 있다로 알려진 유전자 변이들을 모아서 실질적으로 안드로겐성 탈모에서의 유전자 예측도가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다수 진행되었다3-6. 

한 연구에서는 이렇게 밝혀진 유전자 변이 –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 SNP)- 20개를 조합하여 50대 이하에서의 안드로겐성 탈모가 심한군과, 거의 정상군, 그리고 50대 이상에서 탈모가 있는 군과 없는 군에서의 민감성과 특이성을 조사하였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50대 이하에서는 탈모 군에서의 민감성이 높은 반면 특이도가 낮았고, 50세 이상에서는 정상인의 특이도는 높았으나, 민감도는 낮았다5. (그림 3) 통상 이런 연구에서 예측도는 약 70%를 그 기준으로 삼고 있으므로, 그 결과가 아주 나쁜 정도는 아님을 알 수 있다. 한편 탈모의 심한 정도에 따른 예측률을 조사한 연구도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탈모가 심할수록 예측도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3. 

 

3) 후성 유전학의 중요성

 

후성 유전학이란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없이 나타나는 유전자 기능의 변화가 유전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는 DNA에서 전사 유전자(mRNA), 단배질로 이어지는 세포내 생명 현상의 중심 개념(central dogma)에서 DNA의 변화가 mRNA의 발현의 차이를 곧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최근 탈모의 원인 중 하나로 확인 되는 PTGDS, GPR 44 유전자의 mRNA 발현의 차이가 밝혀졌으나, GWAS 연구에서는 탈모와 비탈모자에서 상기와 연관된 DNA 염기 서열 변이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7. 

그런데 이러한 후성 유전학에 관여하는 것은 특정 유전자가 기능을 하도록 하는 on/off switch 역할을 하는 것과 비슷하며, 유전자 표식으로는 DNA methylation, small interfere RNA, histone modification 등이 있다. 따라서 유전적 변이가 곧 결정론적으로 질환을 가진다는 것으로 단정 지을 수만은 없는 것이며, 환경적 요인 등의 후생 유전학적 원인도 충분히 작용함을 알 수 있다.

 

4) 한국형 탈모 유전자 변이의 확인

 

특정 질환에 대한 병태 생리는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인종적 발생률의 차이, 유전자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그래서 유전체 연구에서도 비록 서구의 데이터가 있더라도 한국에서의 재현이 되는지 다시 확인도 하고, 때로는 한국인에서 독특하게 발현되는 유전자를 발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필자는 지난 3년 동안 국내 유전체 회사와 함께 한국형 유전자 변이 발굴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일부는 의미 있는 결과도 도출되었고, 2020년에 관련 기술이 특허 등록 되었고, 최근에는 국제 저널에 논문이 게재 되었다. (J Cosmet Dermatol. 2022 Jun 26. doi: 10.1111/jocd.15187). 현재 저의 연구 결과 역시 여전히 해결할 문제는 많이 있지만 이런 것이 시작점이 되어 더욱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적어도 안드로겐성 탈모에 대해서는 유전자 기반의 맞춤형 진단과 치료의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결론

2020년 노벨 화학상은 유전자 가위를 연구한 분들에게 수여되었다. 그만큼 유전자의 분석과 편집, 이를 이용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는 인류 사회에 큰 영향과 공헌을 할 수 있다. 다만 인간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의 완료 후 모든 것이 유전자에 의해서 설명되고, 곧 유전자 치료 등이 의료 현장에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질환과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처음 생각 보다는 점점 더 복잡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안드로겐성 탈모에 대해서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유전체학적 접근이 꽤 많이 이루어져 있으며, 일부는 당장 의료 환경에 접목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0/2018012000091.html

2. DTC 유전자검사 가이드라인(1차) -일반 소비자용- (2020.03) 보건 복지부

3. PLoS Genet. 2017 Feb 14;13(2):e1006594. doi: 10.1371/

4. Eur J Hum Genet. 2016 Jun;24(6):895-902

5. PLoS One. 2015 May 22;10(5):e0127852

6. PLoS One 2013 Aug 26;8(8):e7177

7.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13) 169, pp181–232

8. 대한피부과의사회지 80호(2019년 8월)



최영훈 기자 탈모인뉴스(www.talmo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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