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까지만 해도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기상청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더운 10월 날씨를 갱신했다.
특히 올 여름은 ‘역대 최악’으로 불릴 정도로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단순히 ‘예년보다 더 더웠던 여름’이 아니라 높은 기온과 기나긴 열대야, 극한 호우 등 기후변화의 여러 특징들이 조합되어 나타난 여름이었다.
기후변화와 엘니뇨로 바다의 온도가 특히 뜨거웠던 상황에서 평년보다 발달한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더운 수증기를 몰고와 한 달 넘도록 한반도를 열돔으로 가둬버린 것이다.
그래서 각종 질환과 질병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13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범부처 폭염 종합대책 운영 기간인 올해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3704명이었고 이중 사망자는 3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818명(사망 32명) 대비 31.4% 증가한 수치이자,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2018년(4526명, 사망자 48명) 이후 최고치이다.
올해 6~8월 평균기온이 1973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1위(25.6℃)를 기록한 데다가 열대야 일수는 평년보다 13.7일 많은 20.2일로 역대 1위, 폭염일수는 24.0일로 역대 3위에 오르면서 온열질환자 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무더위가 물러나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찬바람에 또 다른 질환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특히 많이 찾아오는 질환이 알레르기성 질환과 두피 질환이 대표적이다.
이 기간엔 평소 건강한 사람도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등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을철 탈모 증상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모발의 성장 기간에 따른 정상적인 ‘털갈이’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방심을 금물이다.
가을철에는 남성 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이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변형을 통해 모발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탈모치료 전문의는 “여름 동안 강한 자외선에 많이 노출돼 약해진 모발이 가을을 맞아 쉽게 빠질 수도 있다”며 “모발은 성장기와 휴지기를 반복하는데 휴지기에 돌입하는 가을철에는 여름철 손상된 모발이 이 기간 동안 본격적으로 빠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을철 탈모는 정수리나 이마 등 특정 부위부터 시작돼 점차 확대되는 남성형 탈모와 달리 머리 전체에서 골고루 빠지는 여성형 탈모의 형태를 취한다. 이렇게 빠진 머리카락은 보통 3개월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머리카락이 돋아나 빈자리를 메워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탈모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 100개 이상 빠진다면 탈모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대기가 건조한 가을에는 두피도 건조해지므로 각질이 생기기 쉽다. 여기에 피지나 땀 등이 달라붙어 모공을 막게 되면 병적인 탈모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50~80모 정도 머리카락이 빠지고, 다시 나기를 반복하는데 요즘처럼 환절기에는 다시 나는 머리카락 보다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많을 경우 현저히 머리숱이 줄게 되고, 본격적인 모발의 퇴행기인 겨울철에 접어들게 되면 상태는 더욱 나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환절기에 탈모를 막기 위한 관리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물을 자주 마시는 등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게 되면 이뇨작용을 통해 노페물을 배출시킬 수 있다. 또한 피부의 수분 공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수분이 줄어들어 탈모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두피 청결에도 주의해야 한다. 샴푸 시 충분히 거품을 낸 후 마사지 하듯 두피를 잘 문질러 피지를 제거해주고, 여러 번 물로 헹궈내 준다. 또한 젖은 상태로 방치할 경우 모발 내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드라이어 등으로 완전히 말려주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과 숙면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피지 분비를 활성화 시킨다. 이때 몸이 피로하게 되면 면역력마저 떨어져 탈모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충분한 휴식과 함께 잠자리에 들기 전 가벼운 운동 등을 통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음식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은 탈모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특히 모발 생성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콩,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을 자주 섭취해주면 좋다.
환절기는 탈모인에게 가장 주의해야 할 시기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몸의 변화뿐 아니라 모발의 탈락도 심해지는 시기여서 특히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환절기를 잘 이겨내고, 바뀐 계절에 적응하는 것 또한 성공적인 두피관리의 한 방법임을 잊지 말자.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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