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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8-07 09: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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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르는 약 대신 먹는 약으로…여성 탈모 치료 달라지고 있다


  2.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 사용 확대…스피로놀락톤 병용 처방도 증가

  3.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과 기대되지만 모두 비허가 처방…저혈압·임신 가능성 살펴야


사진: 여성탈모에 대한 비허가 처방은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과 진료가 필수적이다


여성 탈모 치료에서 먹는 약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탈모를 많이 처방하는 의사들과의 인터뷰에서 느낀 점은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이 오랫동안 여성형 탈모의 기본 치료제로 사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과 스피로놀락톤을 처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바르는 미녹시딜의 끈적임이나 두피 자극 때문에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여성에게 경구 미녹시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드로겐의 영향을 줄이는 스피로놀락톤을 경구 미녹시딜과 함께 사용하는 병용치료도 여성형 탈모 진료에서 점차 알려지고 있다.

다만 두 약 모두 국내에서 여성형 탈모 치료제로 정식 허가된 약은 아니다. 환자의 탈모 유형과 혈압, 임신 가능성, 기저질환을 살펴 의료진이 비허가 방식으로 처방한다.


경구 미녹시딜, 탈모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로

미녹시딜은 원래 혈압을 낮추는 약으로 개발됐다. 복용 환자에게서 털이 많아지는 현상이 관찰되면서 탈모 치료에 활용되기 시작했고, 이후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이 남녀 탈모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최근 달라진 점은 미녹시딜을 다시 먹는 약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용량보다 훨씬 적은 저용량을 탈모 치료에 처방하는 방식이다.

2025년 국제 탈모 전문가 43명이 참여해 발표한 합의문에서도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은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비허가 탈모 치료로 소개됐다. 전문가들은 사용 대상과 시작 전 확인사항, 복용량 조절 및 부작용 관찰에 관한 임상 지침을 제시했다. 경구 미녹시딜이 일부 의료진의 제한적인 처방을 넘어 하나의 치료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경구 미녹시딜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복용의 편의성이다. 바르는 미녹시딜은 매일 두피에 직접 발라야 하고, 긴 머리카락 때문에 약이 두피까지 제대로 닿지 않을 수 있다. 끈적임과 가려움, 각질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먹는 약은 이러한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바르는 미녹시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꾸준히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에게도 검토할 수 있다.

스피로놀락톤을 함께 처방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알닥톤’이라는 상품명으로 잘 알려진 스피로놀락톤도 여성 탈모 치료에 사용이 늘고 있는 경구약이다.

스피로놀락톤은 이뇨제이자 혈압약이지만, 안드로겐의 작용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다. 여성형 탈모는 혈액검사에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모낭이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아 가늘어질 수 있다. 스피로놀락톤은 이러한 영향을 줄여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처방된다.

경구 미녹시딜이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면, 스피로놀락톤은 안드로겐의 영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작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두 약을 함께 사용하는 병용 처방도 이뤄지고 있다.

2018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여성형 탈모 환자 100명에게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 0.25㎎과 스피로놀락톤 25㎎을 하루 한 번 병용한 결과, 6개월과 12개월 후 탈모 정도와 모발 탈락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조군이 없는 관찰 연구였다는 한계가 있어 모든 여성에게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최근에는 두 약의 병용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과 복약 지속 가능성에 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경구 미녹시딜과 스피로놀락톤의 조합이 여성 탈모 진료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치료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약 모두 여성 탈모 허가 치료제는 아니다

처방이 늘고 있다고 해서 모든 여성 탈모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경구 미녹시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얼굴이나 몸의 털이 많아지는 다모증이다. 발목이나 얼굴이 붓는 부종, 어지럼증, 두근거림, 두통과 혈압 저하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평소 혈압이 낮거나 심혈관·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복용 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경구 미녹시딜을 단순히 ‘바르는 약을 알약으로 바꾼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스피로놀락톤 역시 혈압 저하와 어지럼증, 생리불순, 유방 압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좋지 않거나 혈중 칼륨을 높일 수 있는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고칼륨혈증에 주의해야 한다.

두 약 모두 임신 중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스피로놀락톤은 남성 태아의 성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 처방할 때 임신 계획과 피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먹는 약이 늘어도 진단이 먼저인 이유

먹는 미녹시딜과 스피로놀락톤 처방이 확대되고 있지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모든 여성에게 이 조합을 적용할 수는 없다.

가르마와 정수리의 모발이 서서히 가늘어지는 여성형 탈모에는 이러한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출산이나 급격한 다이어트, 빈혈, 갑상선질환, 고열, 수술 등으로 발생한 휴지기 탈모라면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짧은 기간에 머리카락이 갑자기 많이 빠졌다면 최근의 건강 변화와 복용 약, 영양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탈모의 원인을 구분하지 않은 채 먹는 약부터 복용하면 불필요한 부작용을 겪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여성 탈모 치료, ‘바르는 약이 기본’이라는 공식에서 변화

바르는 미녹시딜은 여전히 여성형 탈모에서 가장 많은 근거가 축적된 기본 치료다. 그러나 실제 치료에서는 사용의 불편함과 낮은 지속률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최근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 처방이 늘고 스피로놀락톤과의 병용치료가 활발히 연구되면서 여성 탈모 치료의 선택지는 넓어지고 있다. 치료가 바르는 미녹시딜 한 가지에 머물지 않고 환자의 탈모 유형과 생활 방식, 호르몬의 영향에 따라 달라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먹는 미녹시딜과 알닥톤이 여성 탈모의 새로운 표준 치료가 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두 약 모두 비허가 처방이며, 장기간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할 대규모 연구도 더 필요하다.

처방이 늘고 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어떤 약을 사용할 것인가다. 여성 탈모 치료는 유행하는 조합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탈모의 원인과 임신 계획, 혈압과 기저질환을 확인한 뒤 적절한 치료를 결정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최영훈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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