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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피에 붉은빛을 조사하는 저출력광선치료(LLLT)가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의 보조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독으로 탈모약을 대신할 정도는 아니지만, 바르는 미녹시딜과 함께 사용하면 모발 밀도와 굵기를 추가로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2025년 8월 국제학술지 ‘Lasers in Medical Science’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LLLT와 바르는 미녹시딜 병용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 대조시험 7편의 결과를 종합했다.
핵심 평가인 모발 밀도 분석에는 LLLT와 미녹시딜 병용군 225명, 미녹시딜 단독군 222명 등으로 총 447명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병용군의 모발 밀도는 미녹시딜 단독군보다 평균 6.62개/㎠ 더 증가했다. 평균 모발 굵기도 병용군에서 약 0.01mm 더 개선됐으며, 환자 만족도는 미녹시딜 단독군보다 1.71배 높았다. 부작용 발생에는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LLLT가 기존 미녹시딜 치료의 효과를 보완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모발 수뿐 아니라 굵기와 환자 만족도에서도 병용군이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LLT 병용 효과에 관한 연구가 처음부터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2025년 초 ‘Journal of Dermatological Treatment’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4개 무작위 대조시험에 참여한 188명을 분석했으나, LLLT와 미녹시딜 병용군과 미녹시딜 단독군 사이에서 모발 수와 굵기의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당시 분석은 포함된 임상시험의 수가 적고 일부 평가기간이 8~12주로 짧았다. 연구진도 포함된 임상시험의 비뚤림 위험이 중등도에서 높다는 점을 한계로 제시했다.
같은 해 8월 발표된 후속 메타분석은 분석 대상을 7개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확대했다. 모발 밀도 평가에 포함된 자료도 447명으로 늘었고, 이 분석에서는 병용군의 추가 개선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서로 다른 두 메타분석의 결론만으로 LLLT 병용 효과가 완전히 확정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더 많은 임상시험과 환자 자료를 포함한 후속 분석에서 모발 밀도와 굵기, 만족도가 모두 개선됐다는 점은 LLLT의 보조 치료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스페인 라몬 이 카할 대학병원의 탈모 전문가 세르히오 바뇨 갈반 교수도 2026 세계모발학회에서 발표한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 전략에서 LLLT를 남녀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추가적인 2차 치료로 제시했다.
바뇨 갈반 교수는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에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 경구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를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평가했다. 여성에서는 먹는 미녹시딜과 환자의 연령 및 폐경 여부에 따른 항안드로겐 치료를 주요 치료로 꼽았다.
LLLT는 남녀 모두에서 혈소판풍부혈장(PRP)과 마이크로니들링 등과 함께 추가로 고려할 수 있는 2차 치료에 포함됐다.
이는 LLLT를 효과 없는 두피관리로 배제하지 않았지만,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미녹시딜 등 핵심 치료를 대신하는 1차 치료로 평가하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LLLT는 낮은 에너지의 적색광이나 근적외선을 두피에 조사해 모낭세포의 생물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치료다. 피부를 태우거나 조직을 파괴하는 고출력 레이저와는 다르다.
탈모 임상연구에서는 주로 630~680nm 안팎의 적색광이 사용된다. 빛이 모낭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모발 성장주기에 영향을 줘 성장기 모발의 전환과 유지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8월 메타분석에서 확인된 평균 6.62개/㎠의 추가 개선이 모든 환자에게 육안으로 뚜렷한 발모로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마다 사용한 장비와 파장, 출력, 조사시간과 치료기간도 달랐다.
이번 결과는 바르는 미녹시딜과 LLLT의 병용을 평가한 것이므로 먹는 미녹시딜이나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와 함께 사용해도 같은 추가 효과가 나타난다고 확대해석해서도 안 된다.
현재 근거를 종합하면 LLLT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단순 두피관리가 아니다. 반면 탈모약을 대신해 단독으로 큰 발모 효과를 기대할 치료도 아니다.
정확한 진단과 기본적인 약물치료를 전제로 꾸준히 병용할 때 모발 밀도와 굵기를 추가로 개선할 가능성이 있는 보조 치료다. LLLT가 보조수단일 때 더 빛나는 이유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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