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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멈춘 청년 탈모 지원, 지자체가 이어간다 - 성동구 약값 80%·보령시 연간 최대 50만원…사는 곳 따라 혜택 달라
  • 기사등록 2026-09-04 12:39:36
  • 수정 2026-09-04 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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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성동구와 보령시 탈모치료비 지원 비교


정부가 추진했던 청년층 안드로겐성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멈춘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예산으로 탈모 치료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39세 이하 구민에게 먹는 탈모약 구매비의 80%를 지원하고 있으며, 충남 보령시는 49세 이하 시민에게 탈모 진료비와 약제비를 연간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같은 탈모 진단을 받고 같은 약을 복용하더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지원 여부와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다.

성동구, 경구용 탈모약 구매비 80% 지원

성동구는 2026년 ‘청년 등 탈모 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39세 이하 구민에게 경구용 탈모치료제 구매비를 지원하고 있다.

대상은 1987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 가운데 신청일 기준 성동구에 3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계속 거주한 구민이다. 별도의 소득 기준은 없다.

지원금은 본인이 약국에서 구매한 경구용 탈모약 금액의 80%이며, 1인당 연간 최대 2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2025년 11월 15일 이후 처방받아 구매한 내역부터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먹는 탈모약의 약제비로 제한된다. 병원 진료비와 모발이식, 탈모 샴푸, 영양제, 바르는 미녹시딜, 두피관리 등의 비용은 지원되지 않는다.

신청하려면 병명 진단코드가 적힌 진단서·소견서·진료확인서 중 하나와 처방전, 약품명이 표시된 약제비 계산서, 결제 영수증, 통장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9월 신청은 1일부터 15일까지 성동구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받는다. 지원금은 신청한 달의 다음 달 중순에 지급될 예정이다.

국가 논의보다 먼저 시작된 성동구 사업

성동구의 탈모 치료비 지원은 최근 정부의 건강보험 적용 검토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사업이 아니다.

성동구는 2022년 5월 전국 최초로 ‘청년 등 탈모 치료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2023년 3월 2일부터 실제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경구용 탈모약 구매비의 50%를 지원했지만 2023년 7월부터 지원 비율을 80%로 확대했다. 사업 첫해인 2023년에는 총 988명이 탈모 치료비를 지원받았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급여화 논의 중단 이후 대체사업을 새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성동구와 보령시 등 일부 지역은 국가 차원의 청년 탈모약 급여화 논의보다 먼저 탈모 치료비를 지역 복지사업으로 지원해 왔다.

정부의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멈추면서 이들 지자체의 기존 사업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보령시는 진료비까지 연간 최대 50만원

충남 보령시는 성동구보다 대상 연령과 지원 범위가 넓다.

지원 대상은 보령시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한 49세 이하 시민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탈모 진단을 받은 사람이다. 별도의 소득 기준은 없다.

보령시는 탈모 치료를 위해 지출한 외래진료비와 약제비 본인부담금을 지원한다. 1인당 월 최대 15만원, 연간 최대 50만원이며 최대 2년간 총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모발이식과 영양제, 단순 미용 목적의 관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은 보령시보건소 건강증진과를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할 수 있다.

두 지역은 대상 연령과 거주 요건, 지원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성동구는 39세 이하 구민의 경구용 약제비를 지원하는 반면, 보령시는 49세 이하 시민의 외래진료비와 약제비까지 지원한다.

성동구의 연간 지원 한도는 20만원이고 보령시는 50만원이다. 거주 요건은 성동구가 3개월 이상, 보령시는 1년 이상이다.

청년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논의는 중단

정부는 2026년 20~34세 청년층을 우선 대상으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는 7월 4일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대국민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와 중증질환 보장성 등을 둘러싼 반발과 논란이 커지면서 토론회를 취소했다.

복지부는 여러 의견이 충분히 제기된 만큼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후속 일정을 제시하지 않아 2026년 내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사는 곳에 따라 달라지는 탈모 치료비 지원

성동구와 보령시의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탈모를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청년과 시민의 심리·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건강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드로겐성 탈모약은 대부분 비급여여서 진료비와 약값을 환자가 직접 부담한다. 장기간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탈모인에게 연간 20만~50만원의 지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 사업에만 의존하면 지역 간 격차가 생긴다. 성동구민과 보령시민은 지원받을 수 있지만, 같은 조건의 탈모인이라도 지원사업이 없는 지역에 살면 치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지원사업이 있는 지역도 대상 연령과 거주기간, 지원 항목과 금액이 서로 다르다. 지자체의 예산 상황에 따라 사업 규모와 지속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국가 차원의 건강보험 적용에는 재정 우선순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먼저 시행된 지자체 사업의 의미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 사업의 이용 실적과 만족도, 치료 지속에 미친 영향은 향후 국가 정책을 논의할 때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청년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논의는 멈췄지만 지역의 지원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지원은 모든 탈모인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제도가 아니라 거주지에 따라 달라지는 지역사업이다. 앞으로 지원 지역을 늘리는 문제와 함께 지역별 격차를 줄일 공통 기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최영훈 기자(med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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